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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역사

조선 최고의 기생 _ 황진이의 삶

by 파베누 2022.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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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대 중종 시기
송도(개성)에서 세상 제일가는 미녀가 존재했다.
마을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그녀를 마주치는 순간 오금이 지려버릴 것이다."

이에 궁금증을 참지 못한 어느 한 총각이
그녀를 보기 위해 몰래 담을 넘어
그녀가 있는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불 켜진 그녀의 방을 슬쩍 보게 되는데
세상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하얀 피부에 고운 눈, 코 , 입
풍기는 자태가 실로 믿을 수 없는 아름다움.
숨도 쉬지 못할 미모의 이 여인이 바로
'황진이'였다.


조선 최고의 기생 _ 황진이의 삶



양반집 댁 ' 황 진사'의 딸로 태어난 황진이.
어린 시절부터 워낙 총명하고 영특했던 이 여인은
이미 유교의 기본 경전인 사서삼경을 독파했고
시와 서예 그리고
음악에도 특출 난 재능을 보였으며
특히
.
.
.

예뻤다.



얼마나 예뻤으면
아까 몰래 그녀를 훔쳐봤던 총각이
첫눈에 반해버렸는데
그 미친 아름다움에 사로잡힌 그는
상사병에 걸려 죽게 된다.
이때 유명한 이야기가 하나 전해지는데
상사병 걸려 죽은 총각의 장례를 치른 후
상여가는 도중에 갑자기
황진이의 집 앞에서 꿈쩍도 하지 않게 된다.
그러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황진이가
관에 치마를 덮어주고 어루만지며 위로했더니
그제야 관이 움직였다.


황진이는 이 일로
본인이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걸 느낀다.
그리고 한 번 더
그녀의 삶을 뒤바꿀
충격적인 일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녀의 아버지 황 진사가 어느 날
기생을 임신시켜 버렸던 것이다.

기생은 그렇게 아이를 낳고 떠났고
그 아이가
황진이었다.

당시 종모법에 의해
아버지가 양반이라도 어머니가 천민이면
어머니의 신분을 따라야만 했다.
그렇게 사실 황진이는 천민이었던 것이었다.
엄청난 충격에 빠져버린 황진이...


이 세상에 환멸을 느낀 황진이는
이때부터 기생의 길을 걷기로 다짐하게 된다.
명월이란 이름으로 기생이 된 황진이는
시작부터 기생집 초에이스로 생활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유교적 교양은 마스터했고
춤, 음악, 기예뿐만 아니라
세상 최고의 미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의 가장 큰 능력은
아름다운 사랑에 관한 '시'였다.

기생이 시를 써 당대 많은
무사들과 교류를 하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이렇듯 당시 모든 남성들은
황진이라면 환장을 했는데
여기서 그녀는 사회뿐 아니라
허위의식으로 가득 찬
양반들에 반감을 갖게 되었고
"남정네들이란,
내가 마음만 먹으면
그게 누가 됐건 다 꼬실 수 있지."
생각하게 되었는데


이는 사실이었다.



당시 10년 동안 수도하여
생불(살아있는 부처)이라 불리던
천마산의 '지족선사'가
그녀의 유혹에 넘어가 파계승이 된다.
[파계승 : 계율(불자가 지켜야 할 규범)을 깨뜨린 승려]


대단한 황진이.

한 번은 왕실 종친의 콧대를 꺾어주는
모습도 보여주는데

어느 날 세종의 증손자
'벽계수' 란 사람이 등장한다.

"황진이고 나발이고 난 절대 유혹당하지 않고
오히려 내쫓아 주겠어."

이 말은 들은 황진이는
벽계수를 유인해 오도록 하였고
이러한 시를 읊었다.

청산에 흐르는 벽계수야 쉽게 흐름을 자랑 마라
일도 창해 하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달빛이 가득할 때 쉬어감이 어떠하겠는가


이 유혹적이고 청아한 노래에 취해
황진이 얼굴 한번 보겠다고 고개를 돌리다
말에서 그대로 고꾸라지게 된다.
이에 황진이는 비웃었고
콧대 높은 벽계수는 아주 개쪽을 당한다.

지족선사와 벽계수 등 여러 명사들이 차례로
황진이의 유혹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자
대제학을 지낸 아주 잘 나가는
'소세양'이란 인물이 나섰다.
(대제학 : 조선 시대에 둔, 홍문관과 예문관의 으뜸 벼슬)

"여색에 미혹되는 자는 남자가 아니다!
아무리 절색이라도 내가 그녀와 30일만 살면
깨끗하게 잊을 수 있다.
진짜 하루라도 더 지내면 난 인간도 아니다."


그렇게 시작된 황진이와의 30일 계약동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약속한 30일이 지나고
둘은 담담하게 이별의 술잔을 나누게 된다.
그리곤 황진이는 소세양에게
이 시를 한 수 읊었는데

달빛 아래 뜰에는 오동잎 모두 지고
찬서리 들국화는 노랗게 피었구나
다락은 높아 높아 하늘만큼 닿았는데
오가는 술잔은 취하여도 끝이 없네.
흐르는 물소리는 차기가 비파소리
피리에 감겨드는 그윽한 매화향기
내일 아침 눈물 지며 이별하고 나면
임 그린 연모의 정 길고 긴 물거품이 되네



이 가슴 아픔 시를 들은 소세양은 말했다.

"난 인간도 아니다. 'ㅅ' "

그렇게 며칠 더 사랑을 불태우고는
친구들한테 인간도 아니라며 놀림받는다.

정녕 그녀의 유혹에 안 넘어갈 자는 없던 걸까
황진이는 다시 본인의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다음 타깃을 설정하게 된다.

당시 학덕과 인격이 널리 알려진
저명한 도학 군자
'서경덕'
그의 명성을 전해 들은 황진이는 먼저
서경덕의 제자로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온갖 유혹을 부리게 되는데
웬걸..? 끄떡없네

서경덕의 지조와 절개에 감명을 받게 된 황진이는
본인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그렇게 정말 서경덕의 제자로 들어가
온 정성을 다해 스승님을 모시며
학문을 배우게 된다.
그러다 서경덕이 생을 마감하게 되고
인생무상을 느낀 황진이는
은둔한 생활을 하게 된다.


조선 시대 기생으로서는
쉽지 않은 수준 높은 시와 화려한 삶을 산 그녀
그녀는 죽기 전 마지막으로
이 말을 남겼다고 한다.

내가 세상을 어지럽히고 나 때문에
천하의 남자들이 자신들을 사랑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죽거든 관도 쓰지 말고
개미와 벌레들의 밥이 되도록
시체를 동문 밖 물가에 버려서

천하의 여인들로 하여금
경계하도록 해주세요.



여기까지가 주로 알려진 황진이의 이야기이다.
실존 인물 여부조차 불분명한 논개와 달리
황진이는 실존 인물일 가능성은 높은데
어디까지가 진짜 황진이의 모습이고
어디부터 지어낸 이야기 인지
실체를 알 방법이 없다.
다만, 미인박명이라 하였던가
지나치게 예쁘면 진짜 인생 꼬이는 듯. _ 끝


이미지 출처 : 영화 '황진이'



조선 최고의 기생 _ 황진이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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