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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 이슈

[심야괴담회 공포실화] 사망선고

by 파베누 2022.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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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친한 사촌오빠가 한 명 있다.

서로 고민상담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만큼

친한 오빠 동생 사이였다.

 

그런데 2020년 9월

오빠와의 연락이 두절되었다. 

 

2020년 9월 25일은

오빠의 서른네 번째 생일이었고

나는 한 달 전쯤 미리 축하 메시지를

보내면서 갖고픈 선물을 말해달라 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다 되도록

답장도 없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이상함을 느낀 나는 

오빠의  SNS를 들어가 봤는데

활발하던 계정은 삭제까지 되어있어

이상함에 걱정하던 때

오빠에게 연락이 왔다. 

 

서둘러 만난 오빠의 모습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건장한 체격과 다부진 체격을 자랑하던

오빠였는데 몇 주는 굶은 사람처럼

살이 쭉 빠져있었고 눈도 퀭한 게

몰골이 엉망진창이었다.

그리고 뭔가 불안한 듯 주위를 계속해서

휙휙 돌아보곤 했다.

무슨 일이냐고 몇 번이나 물어본 후에

겨우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오빠가 가위에 눌렸던 서른 살부터

시작되었다. 

 

그날은

2016년 9월 24일 서른 살 생일 전날이었다.

잠든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잠이 깨서

무심코 시계를 봤는데

막 12시를 넘은 9월 25일(생일날)이었다.

그리곤 다시 잠에 들려던 찰나

가위에 눌리려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는데 

옆에 스탠드 조명이 깜빡깜빡 거리며

앞 벽 쪽에 무언가 보이는 듯했다. 

 

분명히 그 벽에는 아무것도 걸어놓지 않은

깨끗한 벽이었는데 자세히 보니 

웬 깨진 거울이 걸려있었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오빠가 불을 켜려는데

갑자기 몸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목이 졸리는 듯 숨까지 턱턱 막히면서

꼼짝없이 그저 깨진 거울 속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만 바라보는데 

그 모습이 점점 머리카락이 긴 

어떤 여자의 모습으로 변해갔고

귀신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모습의

그 여자가 뭐라고 말을 하는 것이다. 

 

"넌 서른네 살에 죽을 거야"

 

그대로 기절해버린 오빠.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그 여자도, 벽에 붙어있던 깨진 거울도

온데간데없었다. 

그런데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거울...?

거울.. 어디서 봤었지..?

아!

 

바로 그날이 생각났다. 

사실 오빠는 가위에 눌리기 전에

한 폐교에 갔었다. 

 

어두운 밤. 친구들과 도착한 폐교

조심스럽게 1층 복도를 걷고 있는데

그곳에 거울 하나가 걸려있었다. 

놀란 오빠는 들고 있던 짝대기를 휘둘러

거울은 깨져버렸고

 

아악!!!!!!!!!

 

아악!!!!!!!!!!!

 

 

날카로운 여자의 비명소리가 

온 복도에 울려 퍼져

너무 놀란 나머지 뛰쳐나와 버렸는데

가위눌릴 때 봤던 거울이

폐교에서 깨뜨렸던 거울과 똑같았다.

소름은 돋았지만, 

괜히 찝찝해서 그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이후 1년 동안 별 일이 없어서

그 일을 잊고 잘 지내던 때였다.  

 

평소와 똑같이 잘 자고 있던 오빠는

거울이 깨지는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깼다.

놀라서 눈을 번쩍 떴더니

벽에 그 깨진 거울이 또다시 보였다.

 

 

그리곤 그 여자가 다시 나타나서는

거울 밖으로 기어 나왔는데 

그 뒤로 오빠는 정신을 잃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고,

어느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 일어났는데

정신을 차리고 다시 본 벽엔 거울이 없었다.

진정되지 않는 마음으로 휴대폰을 확인한

오빠는 숨이 멎을 뻔했는데

 

12시가 넘어서 9월 25일.

오빠의 서른한 살 되던 생일이었다. 

 

이후 오빠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만큼 불안에 떨게 되었는데

생일만 되면 어김없이 그 여자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서른 살서른한 살서른두 살서른세 살

 

무려 4년간 그 여자가 계속 나타났다. 

오빠는 점점 불안하고 무서워지기

시작했고 시간이 흘러

서른네 살 생일이 다가오자 

직장도 못 나가고 밥도 못 먹으며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점점 쌓여

공포에 떨며 지내다가 

평소 친하게 지내던 나에게

간신히 겨우 털어놨던 거였다. 

 

나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하다가

오빠의 서른네 살 생일 전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오빠와 함께 신당을 찾았는데

그 무당은 말했다.

 

"그런 곳은 함부로 가는 것도 아니고

뭘 건드리는 건 더더욱 아니야.

귀찮은 게 붙어 난리를 치고 있는데도

널 지켜주고 계시네?

집에 너를 끔찍이 아끼던

조상님의 물건이 있을 거야.

그걸 베개 밑에 넣고 자거라.

그리고 손! 손을 절대 놓지 마"

 

오빠는 신당을 나서자마자 

집으로 돌아가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오빠를 좀 특별히 예뻐해 주신 분이

계셨는지 물었고 

 

"너 증조할아버지?

첫 증손주라 엄청 예뻐하셨지~

너 어릴 때 어딜 가나 니 손을 안 놓으셨어"

 

라는 대답과 함께 알려주신 곳에서

증조할아버지의 지팡이를 찾았다.

 

오빠는 무당의 말대로

베개 밑에 두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불안감에 잠은 오지 않아

분명 눈만 감고 있는데

어느 순간 눈을 뜨자

방이 아니었고

그때 그 폐교를 걷고 있었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었다. 

오빠는 누군가의 손을 잡고 뒤따라 가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

그 사람은 지팡이를 짚고 걸어가는 거였다.

오빠는 생각했다고 한다. 

아.. 내 증조할아버지...

 

그때 

 

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악!!!!

 

찢어질듯한 여자의 비명이

복도에 울려 퍼졌다.

그리곤 갑자기 뒤에서 잡아챈 손에 놀라

오빠의 몸이 뒤로 넘어가려고 하면서 

할아버지를 잡고 있던 손이 빠지려고 했다.

 

그 순간 떠올랐던 무당의 말

 

"절대 손을 놓지 마"

 

얼른 힘을 주어 놓칠뻔한 손을

가까스로 붙잡은 오빠는

겨우 할아버지를 따라 걸어가는데

그 여자가 이번에는 오빠의 머리채를 잡고

당기기 시작했다. 

 

잡힌 머리카락을 부여잡고

힘겹게 할아버지를 따라가는데

 

아아아아아아아악!!!!!!!!!

 

그 여자의 비명이 한층 더 커지면서 

차가운 손이 오빠의 목을 붙잡았다. 

 

"할아버지....! 하.. 할아버지.....!"

 

힘겹게 증조할아버지를 불렀는데

이상하게도 할아버지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걸어가며 손을 당기지도 않았다.

오빠는 점점 힘이 빠지며 손이 풀려갔고

끝내 손가락 하나만 겨우 잡고 버티는데

이 손가락 하나마저 떨어지려는 그 순간

 

"네 이놈!!!"

 

할아버지의 우렁찬 외침이 들리면서 

곧이어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바닥에

내리꽂으셨고  

오빠는 여자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오빠는 방 침대에 앉아 있었는데 

목과 팔에 온통 시뻘겋게 물들어 있었다.

 

그렇게 서른네 살 생일에 일어난 오빠는

몸이 전과 다르게 가뿐해진 걸 느꼈고

이후 점자 건강하던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오늘 9월 25일.. 

오빠는 더 이상 그 여자를 만날 일은 없겠지

 

 


 

[공포실화] 사망선고

: 벼락치자

 

 

출처 : 심야괴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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